싸이 콘서트...

from 일상생활~! 2011. 4. 24. 22:25

장대비가 퍼붓던 7년 전...

대학 축제 때 싸이가 온다는 말에 나와 친구들은 공연시간인 9시부터 싸이를 기다렸지만 한 시간이 지나고
두 시간이 다 되어도 싸이는 보이지 않았다...

운동장은 계속 퍼붓는 비로 인해 서 있기도 힘들 정도로 진흙탕이 된지 오래고 싸이를 기다리던 사람들도
하나, 둘 떠나 운동장엔 몇 십여 명만 남은 상태에서 친구들도 기다리다 지쳐서 계속 가자고 했지만
혹시, 싸이가 올지 모르니 조금만 더 기다리자며 친구들을 설득해 기다리는 중 갑자기 사람들이 웅성
거리는 모습이 보였고 얼마 남지 않은 사람들은 다시 무대 앞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우린 서로 설마 싸이가 왔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지만 무대에 모습을 보인 싸이를 보며 지금까지 비를
맞으며 힘들게 기다린 것을 모두 잊고 소리를 지르며 환호했다...

그때 무대에서 싸이가 했던 말이 아직도 기억이 난다...

"여러분 늦어서 죄송합니다... 제가 지금 어떤 신분인지 아시죠?(당시 싸이는 산업기능요원으로 군 복무 중)"
"(모두들)네~~~~~~~~!!!!"
"퇴근하고 내려오는 길에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차가 많이 막히는 바람에 늦었습니다.
늦은 만큼 오늘 화끈하게 놀아 봅시다~!!!"

다시 운동장은 환호성으로 떠나갔고 싸이는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노래를 부르는 중간 싸이는 노래를 부르다 말고 멈추더니 다시 마이크를 잡고 이야기를 했다...

"거기 그렇게 우산을 쓰고 보면 뒷 사람들이 우산에 가려 안 보이자나요...
여기 우산 쓴 사람들 한 명이라도 우산 쓰고 있으면 공연 안 합니다..."

그러자 사람들은 하나 둘 우산을 접기 시작했고 몇몇 사람들은 끝까지 우산을 안 접고 버티고 있었지만
주위 사람들의 야유에 결국 모두가 우산을 접자 싸이가 다시 외쳤다...

"좋습니다... 모두 한번 놀아봅시다~!!!"

그러더니 다시 노래를 이어갔고 비를 맞고 있는 모두에게 싸이는 생수병을 들고
물을 뿌리기 시작했는데 평상시 같았으면 물을 피했겠지만 이미 다 젖은 몸 기쁘게 받아들였다...

그렇게 싸이의 첫 공연이자 마지막 공연을 보게 되었는데 사람이 몇십여 명 밖에 없었음에도 싸이가
보여준 무대 매너에 너무 감동을 해서 언제가 꼭 다시 싸이 공연을 봐야지 다짐했지만 오랜 시간
싸이 공연을 보지 못했고 7년을 기다린 끝에 드디어 어제 콘서트를 보고 왔다...

어제 콘서트 도중 음향이 잘 안 맞는 상황이 발생했는데 노래를 들으면서 뭔가 이상하다고 계속 느꼈지만
싸이는 격한 안무 때문에 잘 모르는지 계속 노래를 불렀는데 뒤늦게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끼고 노래를 중단했다...

그리고 스텝들과 상황을 파악하기 시작했고 신나게 뛰며 떠들던 관객들도 갑자기 일어난 일에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싸이는 무대에서 스텝들과 이야기를 하며 상황을 파악하더니 다시 마이크를 잡았다...

"여러분 죄송합니다...
뒤에서 드럼을 치는 친구가 너무 격하게 드럼을 치는 바람에 드럼 스틱이 부러지는 일이 생겼네요...
저와 같이 공연을 하는 스텝 80여 명은 저와 한 식구이기 때문에 식구가 실수를 하는 건 제가 실수하는 것입니다...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오늘 공연은 원래 1,2 부로 준비를 했지만 사과의 의미로 여러분이 앵콜을 외치시면 계속 공연을 하겠습니다...
여러분은 오늘 곗돈 타셨습니다...
오늘 누가 지쳐서 쓰러지나 끝까지 가 봅시다~~!!!!"

사람들은 다시 환호성을 질렀고 그렇게 싸이의 공연은 다시 시작됐는데 공연은 그야말로 정말 뜨거웠고 공연 도중
관객이 건넨 소주 한 병을 싸이가 원샷 하기도 했는데 나중에는 싸이와 관객 모두가 지칠 정도였다...

공연을 보고 나오면서 언제 싸이의 공연을 다시 볼 수 있을까? 생각이 들었는데 모든 콘서트가 그렇지만 싸이 공연은
다음에 꼭 다시 한번 보고 싶은 최고의 공연이었다...


과연 난 어디에??? ㅎㅎ


'일상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건강검진...  (0) 2011.06.02
유진 결혼...  (0) 2011.05.11
타이어 교환...  (0) 2011.03.19
군패 여행...  (0) 2011.01.16
2011년...  (0) 2011.01.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