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스타 팀리그 공군 ACE팀과 MBC HERO 대결이 있었다...
난 2세트 부터 보기 시작했는데 상황은 1:0으로 MBC가 리드하고 있는 상황이었고
2세트는 요새 MSL과 OSL 양대리그에 진출한 한참 물오른 테란 이재호 선수가
MBC의 두번째 주자로 나왔고 공군에서는 저그 조형근 선수가 나왔다...
두번째 세트도 역시 예상대로 이재호 선수가 승리를 따내면서 작년 팀리그 우승 팀이지만
최근 3연승 후 3연패를 하고 있는 MBC가 무난히 3:0으로 승리할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3세트 팀플 전에서 초반 SCV러쉬를 잘 막고 끝까지 버텨준 강도경 덕분에
초반 SCV러쉬 실패로 아무것도 이득을 보지 못한 MBC가 계속 끌려 다니기만 하다가
후반으로 갈 수록 불리한 2:1상황을 결국 뒤집지 못하고 GG를 선언하고 말았다...
그러나 공군의 승리의 기쁨은 오직 한 세트라도 따낸 것으로 만족하고 끝내야 할 정도로
4세트 대진은 암울했다...
올초 MSL우승자이자 최근 OSL은 물론 MSL리그 16강에도 올라간 프로토스 김택용과
스타가 나온지 얼마 안된 초창기에 랜덤 유저로 많은 대회를 우승했고 특히, 빠른 마우스
손놀림으로 손이 안보인다고 해서 '마우스 오브 조로' 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던 최인규였다...
최인규는 군에 입대 하기 오래전 부터 손목 부상으로 인해 부진했을 뿐만 아니라
예전, 랜덤유저 기욤패트리와 더불어 유일한 랜덤 유저로 활약하다 랜덤 유저의 암울함을
느끼고 테란 유저로 바꿨으나 그리 성적은 좋지 않았고, 몇년간 공식 방송 경기에도 거의
출전한 적이 없을 정도로 상태가 안좋았다...
이런 모든 상황을 종합해 볼 때 모두가 다 김택용의 압승을 예상했다...
한때 최인규는 99년도에 itv에서 했던 스타크래프트 방송 코너중 '고수를 이겨라'라는
프로에 나온적이 있었는데 그 당시에는 프로게이머가 없었지만 지금과 비교하면
프로게이머와 일반 아마추어가 대결하는 코너에서 당시 각 대회 우승과 '고수를 이겨라'
코너에서 계속 연승 기록을 세우고 있던 최인규와 아마추어 게이머가 붙은 적이 있었는데
그 경기에서 최인규가 아마추어 게이머에게 지는 이변이 일어난 적이 있어서 한동안
스타 유저들 사이에서 떠들썩 한적도 있었다...
하지만 이젠 그리 놀랄일도 아니다...
최인규를 이긴 그때 그 아마추어 게이머가 지금의 천재테란 '이윤열'이니까...
암튼, 김택용과 최인규가 붙은 4세트는 나도 김택용의 압승을 예상했지만
마음속으로는 부진으로 인해 몇년간 방송 경기에 나오지 않은 올드 게이머인
최인규의 승리를 희망하고 있었다...
그렇게 속으로 맘 졸이며 경기를 보고 있었는데 경기 초반부터,
'어! 이거 어쩌면...' 이라는 희망을 갖게 할 정도로 최인규의 플레이는 빈틈이 없을
정도로 흘러가고 있었지만 김택용은 멀티까지 늦춰가며 야심차게 준비한 리버 드랍이
완벽한 방어를 하고 있던 최인규에게 아무 피해도 주지 못하고 헤매고 있었고,
최인규는 방어 위주로 플레이를 하면서 멀티를 늘려 나가는 작전으로 김택용 보다
조금씩 한발 앞서 나가며 후반을 도모했다
그렇게 방어만 하고 나오진 않는 최인규를 보며 답답함을 느끼던 김택용이 먼저
공격을 들어갔지만 틀어막고 방어를 하는 최인규에게 공격이 막히자 점점 게임의
흐름은 최인규 쪽으로 흘러 가기 시작했다...
한번 방어를 성공하고 기회를 잡은 최인규는 드랍쉽을 사용해 김택용의 주요 멀티
두군데 견제를 성공했고 유리한 상황에서 고삐를 늦추지 않고 베슬과 고스트의
락다운 까지 사용해 아비터로 반격을 해보려고 시도한 김택용을 점점 몰아 붙인 끝에
GG를 받아냈다...
그렇게 너무 오랜시간 부진을 했지만 승리하는 최인규를 보면서 나도 모르게 환호와
박수가 터져 나왔을 정도로 올드 게이머의 승리는 감동이었고 방송 무대에서 도대체
몇년만에 승리인지 모를 정도로 까마득한 최인규 선수의 승리가 너무 기뻤다...
결국 세트 스코어 2:2를 만들자 5세트 에이스 결정전에서 공군은 예상대로 테란황제
임요환이 나왔고 발등에 불이 떨어진 MBC에서는 4세트의 부진을 만회 하고자 김택용이
다시 나왔으나, 초반 임요환의 조이기에 힘 한번 못써보고 그대로 밀린 김택용이 또 다시
GG를 치면서 드라마틱한 3:2 역전승을 최약체로 평가받던 공군 팀이 해냈다...
오늘 승리한 최인규 선수를 보면서 며칠전 OSL 조 지명식에서 5시즌만에 올라온
박정석 선수가 한말이 생각 났는데 '그동안 연습하면서 이제는 안되는 건가?라고
생각하고 선수 생활을 포기까지 하려고 마음 먹었는데 결국은 이 자리 까지 올라 왔다면서
자기가 지금까지 조 지명식을 하면서 같이 올라온 선수중에 젤 나이 많은 적이 처음인데
올드 게이머가 부활 하는 모습을 보여 주겠다'는 박정석 선수의 말처럼 오늘 경기를 통해
올드 게이머 최인규가 부활 한 것 같아 너무 기쁘고, 오랜시간 정상을 지키고 있는 임요환
선수 처럼 앞으로도 오늘 같은 좋은 모습을 방송을 통해 자주 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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