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4월 국내에 상륙한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스타크래프트가 어느덧 10년차를 맞는다.


인간의 후예인 '테란',정체불명의 괴물 '저그',고차원 지능을 가진 우주 종족인 '프로토스'
3개 종족이 우주공간에서 벌이는 전투가 게임의 기본 뼈대다. 

배틀넷에 접속해 최대 8명까지 같이 게임을 할 수 있는 것이 스타가 가진 매력이었다.
스타크래프트가 날개돋친 듯이 팔리면서 매년 기록을 경신해갔다. 

국내 상륙 1년반 만에 가뿐히 100만장을 돌파하더니 급기야 2000년 4월에는 국내 유통을 맡은 한빛소프트의 김영만 회장을 '소프트웨어 최다 판매왕'으로 기네스북에 등재시키기까지 했다.

김 회장이 "이렇게 성공할줄 몰랐다"고 털어놓을 정도였다.

스타가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먹힐 수 있었던 이유는 우리의 기질과 어느 정도 비슷했기 때문이다.

바둑처럼 전략을 세우는 놀이에 열광하는 승부욕 있는 국민성이 스타와 찰떡궁합이었다. 

스타에 내재된 세계관과 게임성이 급한 성격의 한국인과 잘 맞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평균 20분이면 승부를 낼 수 있는 빠른 경기 진행도 우리 정서와 잘 맞았다. 

우리에게 꼭 맞는 게임이 나타나자 그 파급력은 대단했다. 

저사양 PC에서도 원활하게 작동되는 스타크래프트는 소규모 PC방 사업을 계획하던 자영업자들에게 군침 도는 창업 아이템이었다. 

스타가 출시되기 전인 1998년 초 전국 100여개에 불과하던 PC방이 2년 만에 1만5000개로 급속히 증가했다. 

'자고 일어나면 PC방이 생긴다'는 말까지 나오던 시절이었다. 

'스타크노믹스(스타크래프트 경제학)'라는 신조어도 등장했고 같은 제목으로 책이 나오기도 했다. 

2000년 당시 PC방 전체 이용고객의 30% 이상이 스타크래프트 게이머였다. 

전체 PC방 관련 경제효과 2조9920억원 가운데 30%인 8980억원,PC방 총 영업매출액 6000억원 중 1800억원이
스타 관련 수익이었다. 

인터넷이 집집마다 보급되지 않았던 시절이라 사람들은 스타를 하기 위해 PC방으로 몰려들었다. 

게이머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PC방 점주들은 앞다퉈 초고속 인터넷망을 깔았고 이와 더불어 네트워크,소프트웨어 산업까지 발전했다. 

지속적으로 게임이나 프로그램,컴퓨터 사양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PC와 주변기기 산업이 호황을 누렸고 기타 설비업체까지 영향을 끼쳤다. 

위성,케이블TV망과 고속모뎀 서비스도 수혜를 입었다. 

당시 고용창출 효과를 15만명가량으로 추산한다.

게임업계는 스타가 남긴 족적 중 높이 평가할 만한 것으로 국내게임산업의 견인차 역할을 꼽는다. 

당시 우리 게임업계는 게임에 대한 일반인들의 부정적 인식,전문인력 부족,엄격한 국내 심의규정 등으로 침체기에 있었다. 

스타는 단순히 게임산업의 매출액만을 증가시킨 것이 아니라 게임 환경까지 호전시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e스포츠의 태동도 스타크래프트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스타 경기를 조직적으로 운영하고 게이머의 권익을 보호하자는 의견에 따라 2000년 2월 (사)한국프로게임협회가 출범했다. 

또한 경제,문화 등 일상생활에 이르기까지 사회전반에 걸쳐 많은 변화를 낳았다. 

게임 테스터,프로게이머 등의 신종 직업이 신세대들의 희망 직종으로 등장했고 게임캐릭터와 프로게이머가
TV광고에도 나왔다. 

프로게이머는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며 팬클럽까지 몰고 다녔다. 

게임학원이 생겼고 대학에서는 게임학과를 신설했다. 

놀이문화도 바꿔놨다. 

30대 직장인들의 퇴근길 동선은 당구장과 호프집에서 PC방으로 옮겨졌다. 

대기업 신입사원 연수,대학축제,군대에서까지 스타를 즐긴다. 

스타는 '길드'라는 새로운 게임 공동체를 만들어 냈다. 

프로게이머 1호 신주영씨가 슬기방이라는 길드에 속한 게 알려지면서 길드는 빠른 속도로 퍼져 나가게 됐다. 

게임을 하면서 친해진 사람들은 오프라인에서도 모이고 있다. 

이제 10년차를 맞는 장수게임 스타크래프트는 우리 사회에서 하나의 신드롬이자 혁명으로 자리잡았다. 

스타의 국내 유통 마케팅을 담당하는 한빛소프트의 김영만 회장은 "강산이 변한다는 1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스타크래프트를 꾸준히 사랑해준 국민들의 성원에 감개무량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스타를 만든 미국 블리자드사는 제2의 스타 신화를 위한 또 한 번의 승부수를 띄운다. 

그것도 스타 혁명의 본고장인 한국에서다. 

오는 19일 전세계 게임축제인 '블리자드 월드와이드 인비테이셔널(WII)'이라는 축제를 서울 잠실에서 개최하고
또 이 행사에서 스타 후속작인 '스타크래프트2'를 세계 최초로 공개한다. 

불멸의 국민게임 스타가 또 한 번 비상할 수 있을지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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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전 야간이라 보호자가 필요하다고 해서 우연히 동생이 데리고간 PC방에서
처음 접한 '스타크래프트'...

그때, 대학교 1학년 겨울방학이 되서야 PC방이라는 것을 처음 알았고,
오직 타자 연습과 레포트 쓸때만 사용했던 컴퓨터로 저런 게임을
할 수 있다는 사실에 너무 놀랐었다...

중독성 강한 게임에 난 바로 빠져 들었고, 그 후로는 거의 미친듯 스타에만
매달려서 스타대회에도 나가 1등을 하고 지금은 온게임넷 해설자로 있는 김태형
(지금은 '김도형'에서 이름을 개명 했지만 그 당시 국내 처음으로 세계랭킹1위를 했었다.)
해설위원이 있던 길드에도 어렵게 들어가 활발히 온라인, 오프라인 활동을 했었지만,
이러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스타를 잠시나마 잊어 보고자 대학을 휴학하고 바로 군에
자원 입대해 들어 갔는데 잠시 스타에 손을 뗀건 그때 뿐이고 지금도 하루에 1~2게임은
물론이고, 스타중계도 빠짐없이 보고 있을 만큼 아직도 여전히 스타를 좋아하고 있다.

종족간 발란스도 잘 맞고 맵에 따라 수천,수만가지 전략도 나올 수 있는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은 2~3년만에 후속작이 나오는 여타 게임과는 달리 10년만에 후속작이 나올만큼
거의 완벽한 게임이기에 10년이 아니라 몇 십년이 지나도 지금처럼 여전히 인기가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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